[정창수 칼럼] 국군의 날 지속가능한 군대를 생각합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10/03 [11:36]

[정창수 칼럼] 국군의 날 지속가능한 군대를 생각합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입력 : 2024/10/03 [11:36]

어제는 국군의 날이었습니다. 갑자기 휴일이 된 탓에 약간의 혼란이 있었습니다. 각급 학교의 문제도 그렇지만 저 같은 경우에도 수업일수 부족을 채우기 위해 대학원 강의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2년 연속 열병식을 한 것이 1984년 이후 처음이라던가 하는 논쟁은 정치적인 이슈라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101억 원, 올해는 72억 원이라는 행사 예산도 정치 비용으로 감수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문제는 국방예산 일반에 관한 것입니다. 일단 편성된 예산도 집행이 되지 않습니다. 국방부 소관 병영생활관 시설 개선사업의 예산집행률은 2023년 결산기준으로 65.3%에 불과합니다. 세수부족인 상황에서 편성된 예산임에도 집행 못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2024년 3,118억 원이었던 예산이 2025년에는 511억 증액되어 3,629억 원이 편성되었습니다. 연례적 집행 부진에 대한 대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장병들의 처우 문제도 심각합니다. 서울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2023년도 교도소 수감자 관리비용이 1인당 3,137만 원인데, 국군 병장의 1인당 유지 비용이 1,757만 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나마 일병은 1,373만 원입니다. 급식비와 피복비 등 직접 경비도 교도소 수감자는 278만 원이지만 국군장병은 46만 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물론 교도소 운영 비용이 포함되니 비교에 한계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국방 현실을 보여주는 통계라고 할수 있습니다. 월급제라는 정책에 집착하면서 다른 비용을 줄이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특히 직접 경비가 부족해 가방부터 속옷까지 직접 구입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아랫돌 빼 윗돌 괴는 식의 돌려막기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것은 사실 부차 문제입니다. 저출산 때문에 병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현실임에도 국방정책은 아직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국방예산 60조 원 중에 병력운영비는 25조 원입니다. 인원 감소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강소형 군대를 만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의무병에 대한 지원 현실화는 필요하지만 그보다 강소형 군대를 만들기 위한 직업군인에 대한 지원이 더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직업군인의 대규모 이탈입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9,000명이 이탈했습니다. 사관학교와 학군사관(ROTC)지원이 급감하고 일부 학교의 학군단은 폐지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결국 경제적 문제에 비전이 문제입니다. 병장 월급은 올해 205만원이 됩니다. 물론 이것은 자산형성프로그램을 포함한 액수입니다. 짠물예산에도 불구하고 올해 165만원에서 크게 인상한 것입니다. 올해도 인건비 예산은 국방예산 전체 증가율과 비슷한 4.6%입니다. 2025년도 비슷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병사인건비 예산만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2024년도에 병사인건비 예산은 14.5%증가했습니다. 이에 비해 장교는 2.6%, 부사관은 2.7% 증가하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2024년 병장 월급은 165만 원인데 하사 초임은 181만 원, 소위 초임은 183만 원입니다. 그런데 병장 월급은 많은 걸까요, 최저임금이 안되는 돈입니다. 사실상 무임금으로 희생되던 상황을 조금이라도 정상화시키는 것입니다. 문제는 부사관이나 초급장교들도 최저임금이 안되는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군을 떠나는 직업군인들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과거에 저임금으로 군에 있었던 것은 국민소득이 낮았기 때문입니다. 국민소득이 수백 배 오른 상황에서도 버티던 군대가 이제 인내의 한계에 다다른 것입니다.

 

모두 다 하겠다는 것은 어떤 것도 제대로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정된 자원으로 생색내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다른 것을 줄인다는 것은 전시성 사업이 아니라 돌려막기 사업입니다. 이제라도 과도한 군조직을 개편하고 가고 싶은 군대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보수의 현실화와 병영문화의 현대화가 핵심이라는 것이 여론조사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이번 국군의 날 사열을 한 군인들은 아마도 직업군인들이 다수일겁니다. 중장비는 중장기 복무하는 직업군인들이 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속가능한 군대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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