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가] 측정의 딜레마: 사람을 우선으로 한 기후 행동의 필요성

KCCTS 김항석 대표 | 기사입력 2024/11/10 [22:11]

[결국 우리가] 측정의 딜레마: 사람을 우선으로 한 기후 행동의 필요성

KCCTS 김항석 대표 | 입력 : 2024/11/10 [22:11]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오늘날의 데이터 중심 시대에서 더없이 중요한 경구이다. 

 

▲ KCCTS 김항석 대표 

 

데이터는 바로 측정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준이며, 관리자가 문제를 파악하고 관리 방향을 제시할 때 필수적이고 기본이 되는 요소다. 그러나 모든 것을 측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측정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

 

Clean Cooking and Climate Consortium (4C)는 최근 개선된 조리기구 프로젝트에서 탄소 배출 감소를 인정받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방법론은 파리 협정의 Article 6.2와 Article 6.4뿐만 아니라 자발적 탄소 시장에서도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에는 심각한 딜레마가 존재한다.

 

4C는 특히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LMICs)의 청정 요리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 기후변화와 싸우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측정과 증빙의 강조는 오지에 살며 통신과 전기가 없는 사람들에게 쿡스토브의 혜택을 줄 수 없게 만든다. 

 

이전에 많은 단체와 기업들이 쿡스토브 프로젝트의 결과와 보고를 악용해왔다. 이들은 쿡스토브를 무책임하게 배포한 후, 관리 없이 탄소 크레딧을 판매함으로써 큰 이익을 취했다. 이러한 부정행위는 신뢰를 훼손했으며, 결과적으로 더 엄격한 측정기준이 요구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문제의 핵심은 누가 누구를 믿지 못하는가에 있다. 탄소를 배출한 주된 책임은 바로 북반구의 선진국들에 있다. 이들은 자국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국제 단체와 규범을 만들고, 개도국과 최빈국에게 과학적, 윤리적, 효과적인 탄소 감축을 요구한다. 

 

그러나 정작 이들 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국가들은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이 아닌, 경제적, 사회적으로 더 취약한 국가들이다. 선진국들이 증빙 데이터를 요구하며 개도국과 최빈국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이러한 배경에서, 나는 4C가 다음과 같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사람이 먼저다: 탄소 감축이 우선이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과 생활이 우선되어야 한다. 탄소 감축은 결과물이어야 하며,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2. UN-SDGs의 우선 충족: 탄소 감축에 앞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를 충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목표들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삶의 질을 유지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3. UN-SDGs 기반 탄소 감축: UN-SDGs가 충족된 결과물로서 탄소가 감축되고, 이로 인해 탄소 크레딧이 생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은 더 지속 가능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4. 신뢰 기반의 탄소 크레딧: 탄소 크레딧은 신뢰를 기반으로 돌아가야 하며, 각국 정부가 불법적이거나 거짓된 결과를 유통하는 경우,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받도록 해야 한다. 이는 모든 관련자들이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5. 호스트 국가 중심의 감축 활동: 탄소 감축 활동은 호스트 국가의 필요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단순히 외부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해당 국가의 진정한 필요와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4C가 진정으로 글로벌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길이다. 사람들의 삶을 우선시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충족하며,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접근을 통해 우리는 모두가 함께하는 탄소 감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김항석 대표 소개: 칼럼 ‘결국 우리가’를 기고하는 김항석 대표는 현재 탄소감축 전문기업 KCCTS,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셰어링과 베트남 짜빈성 최초 사회적기업인 MangLub을 설립하고 운영 중이다. 기후위기, 환경과 이를 위한 적응과 완화 분야를 위해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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