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즐리’. 처음 들어 보는 단어이다. 꼭 과자 이름 같기도 하고 보드게임 이름 같기도 하다. 맛난 음식과 재미난 게임이 전혀 아닌, ‘피즐리’는 매우 슬픈 단어이며 현실이다. ‘피즐리’는 기후위기로 인해 발생 된 자연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피즐리(Pizzly)’는 북극곰(Polar Bear)과 회색곰(Grizzly Bear)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이다.
북극에 사는 북극곰이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얼음이 녹고 이로 인해서 먹이(북극곰은 지방이 많은 물개 등을 좋아한다)의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점점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회색곰을 만나고 이로 인해서 새로운 곰으로 자리잡은 것이 피즐리이다. 2006년에 발견된 피즐리는 당시에 재미난 사건이기도 했다.
캐나다 정부가 북극 지역에 사는 이누이트 원주민들의 생계를 위해서 일정한 북극곰 개체수에 대한 사냥을 허가해주는 반면 회색곰의 경우 사냥을 하면 벌금과 함께 징역 1년형을 선고했었다. 어느 사냥꾼이 곰을 사냥했고 그는 자신이 죽인 곰이 북극곰이라고 주장했다. 전체적 외형은 북극곰이었지만 자세히 보면 일반적인 북극곰의 모습이 아닌 것을 발견했고 판사가 회색곰인지 아닌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의뢰한 유전자 검사에서 북극곰과 회색곰의 교배종인 피즐리라는 사실이 처음 발견된 것이다—판사가 어떤 판결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후 위기와 온난화로 인한 결과로 북극에서 얼음이 녹는 정도의 일이라고만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북극에서 벌어진, 벌어지고 있는, 벌어질 일들은 단순하게 얼음이 녹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일이다. 태양에서 지구로 오는 엄청난 에너지 중 상당량이 북극얼음, 구름과 바다에 의해 반사되어 대기권 밖으로 나간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와 여러 지구온실가스들로 인해서 에너지가 성층권으로 못 나가고 다시 지면으로 돌아오면서 온난화가 발생되고 특히 북극의 얼음들이 녹는다.
북극에서 지면으로 다시 내려온 에너지는 기온 상승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북극 찬공기의 남하를 막아주는 제트기류를 무너뜨리며 지구온난화 시대에 오히려 엄청난 추위를 발생시킨다. 특히 전혀 추위와 무관한 곳이 추워지고 전혀 더운 곳이 아닌 곳이 더워지게 된다. 얼마 전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추위와 눈폭풍이 바로 그런 결과이다. 해당 추위로 인해서 반도체 공장이 멈추고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우리는 그 영향을 아직도 겪고 있다. 새 차를 살 때 이전보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이유는 반도체 공급 불균형이 그 원인이다.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 상승과 해류의 변화 등 바다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기후위기는 이제 시스템에 자리 잡았고 이젠 학자들도 어느 부분의 벽돌을 뽑아서 늦추게 할지 (멈추게는 이미 늦었다) 고민하고 있다. 2050년 해수면 상승으로 우리가 자주 가던 해변의 도로, 식당들이 사라지는 것은 이미 정해진 미래이며 현재 여러 학자들은 그 상승 정도를 가늠하는 연구를 하고 있어야 하는 암담한 현실이다.
‘결국 우리가’를 기고하는 김항석 대표는 현재 한국탄소거래표준원,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셰어링과 베트남 짜빈성 최초 사회적기업인 MangLub을 설립하고 운영 중이다. 기후위기, 환경과 이를 위한 적응과 완화 분야를 위해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맹그로브 나무 수목부터 천리안 위성을 활용한 조기경보 시스템 그리고 탄소저감 사업 투자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사회적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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